공산당선언 - 칼 마르크스 , 강유원
융 심리학입문 - 버논J 노드비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눈가 - 필립 K 딕
최초의 인간 - 알베르 카뮈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프리드리히 니체

'1.보다 > 1.1 책. 그리고, 밑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경의남쪽 태양의서쪽 - 무라카미 하루키  (2) 2010.04.11
2010.03.13  (0) 2010.03.13
암리타 - 요시모토 바나나  (2) 2010.03.08

-__;

'1.보다 > 1.1 책. 그리고, 밑줄'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4.02  (3) 2010.04.03
암리타 - 요시모토 바나나  (2) 2010.03.08
10.02.17  (0) 2010.02.17


자네.. 이런걸 본적이 있나..?

'1.보다 > 1.3 파편적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화문 cafe in~  (0) 2010.04.12
오라클 세미나중...  (4) 2010.03.09
x61 / RPC4  (2) 2010.02.20

컹... 하라는 세미나는 안하고....
11gR2는.... 후덜덜..

'1.보다 > 1.3 파편적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륜장-?!  (4) 2010.03.12
x61 / RPC4  (2) 2010.02.20
KTX  (2) 2010.02.20

 

 

자신의 나약함을, 그때그때 형편에 따라 임기응변식의 보강을 해가며 얼버무리는 사이에 덕지덕지 기워댄 누더기 같은 자아가 형성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노이로제는, 그녀의 생명력의 울부짖음이었던 것이다. -p16

시간은 하루를 마감하며, 어떤 거대하고 정겹고 두려울 만큼 아름다운 것을 하나하나 보여주며 무대에서 사라져간다는 것을 알았다.
 실감했다.
 거리로, 내게로 스며든다. 부드럽게 녹아, 똑똑 방울져 떨어진다.
....
이렇게 박력 있는 저녁노을이라도 보지 않는 한, 좀처럼 당연한 것을 깨닫지 못한다.
 우리들이 백만 권의 책을 읽고, 백만 편의 영화를 보고, 애인과 백만번의 키스를 하고서야 겨우,
<오늘은 한번 밖에 없다>
는 걸 깨닫는다면, 단 한 번에 깨닫게 하고 압도하다니, 자연이란 그 얼마나 위대한가. 구하지도 않는데, 그냥 놔두면서 알게한다. 누구에게든 구별 없이 보여준다. -p 176

여름.
매미 울음소리. 나는 어린아이이고 집에 있다. 다다미에 엎드려 자고 있다. 아버지의 맨발이 눈앞을 가로지른다. 검은발, 짧은 발톱. 저쪽에서는 여동생이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발, 창밖은 녹음. 동생의 뒷모습. 두 갈래로 묶은 머리.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보, 사쿠미가 잠들었다는데. 뭐 좀 덮어주지 그래. 어머니가 대답한다. 지금 튀김 만드느라 안 들려요! 부엌에서는 튀김을 튀기는 소리가 난다. 냄새도 난다. 긴 젓가락을 든 어머니의 뒷모습이 보인다. 아버지는 할 수 없이 이블을 들고 와 덮어준다. 동생이 돌아보며, 언니 안자요, 라고 말한다. 웃는다. 그리운 뻐드렁니. Feed, 바로 이런것이다. 나는 알고 있다. 내몸은 기억하고 있다. 모든것이 상실되어도, 이렇게 변함없이 기억하고 있다. 모두들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고, 새겨져 있다. 자기가 부모가 되기 전에는 좀처럼 떠올리지 않지만, 기억은 살아 있다. 죽을 떄까지. 설사 아버지와 어머니가 죽어서, 가정이 없어지더라도, 자기가 할머니가 되어도. -p268

.... 당신은 구제할 길 없이 굶주려 있고 고독합니다. 당신이 머리를 다치기 전에 가족이 많이 죽었죠. 그래서 그 다음은 당신이 죽을 차례였던 겁니다. 그렇게 되기 쉬운 핏줄이에요....
하지만 당신한테는 뭔지 모르겠지만 플러스 알파가 있어서, 바로 그게 아슬아슬하게 당신의 목숨을 연장시킨겁니다. 나는 운명론자도 아니고, 점성술에도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느낌이 들어요. 머리를 다친 후의 당신의 인생은 새하얀 백지, 덤, 뜻하지 않은 선물, 아무런 시나리오도 없고, 그리고 당신은 그렇다는 걸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로워 지거나 허무해지지 않도록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요. 말할 수 없이 고독합니다. 애인은 꽤 머리도 좋고, 좋은 사람이기도 하고, 아주 가까운 곳에서 당신의 고독을 감싸주기도 하지만, 그래도 당신 개인의 내면적 혼란에 있어서는 그 존재도 단순한 위로에 지나지 않습니다. 진정한 절망에 이르기는 간단합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금 당신의 전부입니다. 한번, 죽었어요. 이전의 인생에 마련돼 있었던 꽃과 열매는 모두 변화했습니다.
...
한밤중에, 자신이 누군지 몰라 잠에서 깨어나는 일이 있죠. 그게 당신입니다. 몹시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만남도, 헤어짐도 지나갈 뿐, 보고 있을 수밖에 없어요. 해맬 수밖에 없어, 살아 있는 동안, 내내. 아마 죽어서도. 그렇다는걸 깨닫지 않도록, 내면에서는 굉장한 혼란과 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당신이 지금 이렇게 버티고 있다는 걸 칭찬해 주어도 좋을 만큼
그게 나인가요?
나는 말했다.
고독하기는 모두가 마찬가지이고,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늘 관객을 필요로 하니까 -p444

----

요즘 내 주위엔 p444의 글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

'1.보다 > 1.1 책. 그리고, 밑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03.13  (0) 2010.03.13
10.02.17  (0) 2010.02.17
내안에 남자가 숨어있다 - 배수아  (0) 2010.02.07

'1.보다 > 1.3 파편적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라클 세미나중...  (4) 2010.03.09
KTX  (2) 2010.02.20
얼음공주님 소품?!  (0) 2010.02.08

서울촌놈의 대구방문

'1.보다 > 1.3 파편적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x61 / RPC4  (2) 2010.02.20
얼음공주님 소품?!  (0) 2010.02.08
@BR  (0) 2010.02.06


유머넘치는 긍정力 사전 - 최규상
에너지 버스 - 존 고든

'1.보다 > 1.1 책. 그리고, 밑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암리타 - 요시모토 바나나  (2) 2010.03.08
내안에 남자가 숨어있다 - 배수아  (0) 2010.02.07
10.02.06  (0) 2010.02.06


어..어울리는걸?!

'1.보다 > 1.3 파편적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KTX  (2) 2010.02.20
@BR  (0) 2010.02.06
땡이 근황  (0) 2010.01.25



  자기 자신이 만든 이미지의 최면에서 쉽게 놓여나지 못한다. 표면적으로 이 세상은 참으로 드라이하고 효율적인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아무리 낭만적인 향수 광고와 영화 필름에 열광하는 사람도 현실에서 가난한 상대와는 결혼을 고려하지 않고, 가난한 소녀가 잘생기고 부유한 남자와 진실한 사랑을 나눈게 되는(이것이 중요하다. 대중의 신분상승에 대한 대리 만족의 욕구를 '진실한'이라는 형용사로 위장하고 있다) 신데렐라 타입의 만화와 드라마가 인기 있어도 현실에서 정말 예쁜 여자아이는 공장에 다니지 않는다는 것을 다 안다. 그러므로 자기 자신이 만든 '이 세상' 이라는 소설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으려면 우선 세상과의 현실적인 접촉을 최소화 해야 한다. 그리고 전화로 목소리를 알고 있는 사람에 관해서 글을 쓰면 된다. 그 사람의 성장 과정, 부모의 직업, 학교 다닐 때의 성적, 친구들의 성격, 혈액형과 별자리 좋아하는 취향의 여자(혹은 남자), 정치적 견해, 그리고 앞날에 일어날 일들. -p49

'1.보다 > 1.1 책. 그리고, 밑줄'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2.17  (0) 2010.02.17
10.02.06  (0) 2010.02.06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 페터 회  (2) 2010.01.31

'1.보다 > 1.3 파편적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얼음공주님 소품?!  (0) 2010.02.08
땡이 근황  (0) 2010.01.25
무주 리조트  (4) 2010.01.22


바보의 알파벳 - 시베스천 폭스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 에쿠니 가오리
도쿄타워 - 에쿠니 가오리
암리타 - 요시모토 바나나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로렌 슬레이터

'1.보다 > 1.1 책. 그리고, 밑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안에 남자가 숨어있다 - 배수아  (0) 2010.02.07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 페터 회  (2) 2010.01.31
10.01.19  (2) 2010.01.19

 

 

  나는 완벽하지 않다. 나는 눈이 나 얼음을 사랑보다 더 중하게 여긴다. 동족 인류에게 애정을 갖기보다는 수학에 흥미를 가지는 편이 내게는 더 쉽다. 그렇지만 나는 삶에서 일정한 무언가를 닻처럼 내리고 있다. 그걸 방향 감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여자의 직관이라고 해도 된다. 뭐라고 불러도 좋다. 나느 기초 위에 서 있고, 더이상 나아가 떨어지지 않는다. 내가 내 삶을 아주 잘 꾸려나가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항상 절대 공간을, 적어도 한번에 한 손가락으로라도 붙들고 있다. - p68

별명이 고정되는 것은 그 별명이 심오한 진실을 잡아내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이사야의 위엄이 그 진실이었다. 그처럼 자족진 사실과 관련이 있는것. 그 애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세상에서 필요로 하는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 - p130

모리츠의 경우에는 더욱 심각했다. 그는 분자까지도 광활한 공허 속에 빠져버린 사람과 절망적인 사랑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그의 사랑은 희망을 포기해버렸다. 하지만 그 희망은 그의 기억속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내가 바로 그 기억이었다. 그는 온갖 어려움을 다겪고 나늘 여기로 데려왔으며, 내 어머니었던 여자와 내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질을 관찰함으로써 영원한 유예를 찾기 위해 수년간 적대감의 사막속에서 끝없는 거절을 참아왔던 것이다. -p152

내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게 되었을 떄, 나는 어떤 순간도 마지막이 될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생의 어떤 것도 단순히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가는 통로가 될 수는 없다. 마치 남겨놓고 가는 유일한것이 양 매 걸음을 떼어야 한다. - p180

그리고 나서 나는 떠났다. 머무를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때문도 아니고, 나 때문도 아니다. 더 머무른다면 나를 잡아주는것. 몇 년 동안 존재하지 않았떤 것, 내가 더이상 깨닫지 못하는듯 싶은것, 나에게 낯선것에 대한 존경심에서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 p227

그는 내가 코트 입는것을 도와주었다.
"아내는 절대 애들을 못 때리게 해서요."
"그린란드에서도 애들을 때리지는 않아요"
레어만은 실망한 듯 보였다.
"그렇지만 때리고 싶은 기분이 든다는 건 빌어먹도록 인간적이지 않습니까?"  - p256

대학때 교수들은 반복해서 우리에게 기하학적 개념의 실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했다. 교수들은 물었다. 이불완전한 외부 세계 속에서 구축될수 없다면, 어디서 완전한 원, 진정한 대칭, 절대적 평행을 찾을수 있을까?
나는 그런 질문에 한번도 대답하지 않았다. 교수들은 내 대답이 얼마나 자신에 차있는지를, 그리고 그 대답이 가져오는 엄청난 결과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하학은 우리 의식 속에 고유한 현상으로 존재한다. 외부세계에는 완벽하게 형성된 눈의 결정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의 의식속에는 티끌 하나 없이 반짝이는, 완벽한 눈에 대한 지식이 있다.
 그러고도 힘이 남아 있다면, 더 멀리, 기하학을 넘어 무한에까지 뻗어가며 우리 안에 존재하고 있는 빛과 어둠의 통로로 깊숙히 들어가 볼 수 있다.
  그럴 힘이 있다면 할 수 있는 일들은 너무나 많다. -p402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대단히 과장된 얘기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상대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라리는 두려움 45퍼센트와 이번에는 그 두려움이 무색하게 되리라는 광적인 희망 45퍼센트, 거기에 소박하게 사랑의 가능성에 대한 여린 감각10퍼센트를 더하여 이루어진다. 나는 더이상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내가 더이상 볼거리에 걸리지 않는것처럼.
그렇지만 물론, 누구나 사랑에 압도될 수는 있다. .. 나는 내 마음에 승낙을 내려놓고 내 몸이 그를 갈망하고 있다는 사실과 내가 진정으로 알아차리기 이전의 그의 모습까지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한다. 나는 그의 고득을 안다. 더듬거리던 습관, 포옹, 개성의 거대한 핵심에 대한 깨달음을 기억한다. 이런 이미지들이 지나치게 갈망을 발산하기 시작하면 나는 이들을 잘라버린다. 적어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 나는 사랑에 빠진 적이 없다. 그러기에는 지나치게 명확하게 사물을 바라본다.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광기의 한 형태다. 증오, 냉담, 분노,중독, 자살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간혹, 자주는 아니지만 때때로 나는 인생에게 사랑에 빠졌던 때를 떠올린다. 그 일이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것이다. -p442

사람들은 과도기 동안 망가져간다. 스코레스비순에서는 겨울이 여름을 잠식해갈 때 서로 권총으로 머리를 쏘기도 했다. 일이 잘되어가고 있을 때, 균형이 성립되었을 때 타성적으로 따라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려운 거은 새로운 것이다. 새로운 얼음, 새로운 빛, 새로운 감정. -p460

나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냉담해질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긴장할 수는 있겠지만 냉담해질 수는 없다. 삶의 본질은 온기다. -p445

"죽음은 언제나 낭비일 뿐이야. 하지만 때때로 사람들을 깨우는 유일한 방법이 되기도 하지. 보어는 원자 폭탄 제작에 참여했지만 그게 세계평화를 진작시킬 거라고 생각했어."
나는 율리아네가 이전에 술에 취하지 않았을때 말했던 것을 기억했다. 그녀는 3차 세계대전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인류는 새로운 전쟁을 겪어봐야 분별력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이 순간 내 반응은 그떄와 마찬가지다. 나는 그 논지에서 광기를 읽었다.
"사람들을 가능한 한 타락시키면서 사랑을 느끼라고 강요할 수는 없어." -p610

'1.보다 > 1.1 책. 그리고, 밑줄'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2.06  (0) 2010.02.06
10.01.19  (2) 2010.01.19
소심남녀의 재테크 도전기  (0) 2010.01.19

여전히 잔다-

'1.보다 > 1.3 파편적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BR  (0) 2010.02.06
무주 리조트  (4) 2010.01.22
혼자 밥먹기.  (0) 2010.01.17


'1.보다 > 1.3 파편적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땡이 근황  (0) 2010.01.25
혼자 밥먹기.  (0) 2010.01.17
쓸데없이 좋은날.  (0) 2010.01.17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 페터회
적의 화장법 - 아멜리 노통
론리 플래닛 스토리 - 토니흴러, 모린흴러
내안에 남자가 숨어있다 - 배수아
쇠못 살인자 - 로베르트 반 홀릭


발췌독, 미시적으로는 선순환일지 모르나.. 거시적으론 분명 악순환이다.

'1.보다 > 1.3 파편적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주 리조트  (4) 2010.01.22
쓸데없이 좋은날.  (0) 2010.01.17
퇴근길,출근길-  (0) 2010.01.17




'1.보다 > 1.3 파편적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자 밥먹기.  (0) 2010.01.17
퇴근길,출근길-  (0) 2010.01.17
연초와 연말-  (0) 2010.01.02

'1.보다 > 1.3 파편적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쓸데없이 좋은날.  (0) 2010.01.17
연초와 연말-  (0) 2010.01.02
노을공원  (0) 2009.11.28


세상끝에서 삶을 춤추다 - 최인혁 외 10
장미비파레몬 - 에쿠니 가오리

장미- 는 선물로 주려고 산건데.. 이미 가지고 있었다ㅠ 있던건 주고 그래서 지인책을 다시 선물받음!




사랑에 빠지면 고통이 시작된다. 사랑의 고통이란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의 몫이다. 내 경우에는 누가 누구를 더 많이 사랑했는가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가 더 많이 사랑했던것 같지만 겉으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녀는 내게 잘했다. 문제는 그녀의 사랑이 아니라 그녀의 몸이었다. 몸이라고 하니 이상한가? 그러나 어른의 사랑이란 그런것이다. .. 그런 어른의 사랑에서는 누가 누구를 얼마나 더 사랑하는가의 문제만큼이나 '누가 누구와 잤는가 하는 잔인한 문제'가 중요할수 밖에 없다. 그 잔인한 문제는 사랑도 의심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에 관한 한 고통은 온전히 내 몫이었다. - p50

아버지를 싫어하는 세상의 아들들이란 능력이 닿는 한에서 아버지에게 저항하지만 결국 닮게 마련이다. 그것도 자신이 싫어했던 부분만. - p58

"나이가 좀 들면서 인간관계에 대해 알게 된 게 하나 있는데, 원래 그런사람이고 생각해버리면 모든게 간단해지는 것 같아. 뭔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원래 그런 사람이려니 하면 그만이거든. 마찬가지로 누가 나에 대해 뭐라고 해도 나는 원래 그런사람이야 하고 생각하면 그만이야. 내가 잘못한 거라면 고쳐야겠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내가 잘못해서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싫어서 뭐라고 하는 게 대부분이야.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있고 그걸 참을 수 없어서 덕훈 씨가 헤어지자고 했던 거잖아. 근데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 덕훈씨는 원래 그런걸 싫어하는 사람이고. 우리는 서로 맞지 않는 사람들인거야." - p64

결혼이란 뿌리를 내리는것이다. 연애가 이벤트라면 결혼은 일상이다. 연애할 때는 주로 그녀의 젖가슴과 사타구니에만 관심이 집중된다. 결혼하고 나면 연애할 때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된다. 아내의 허벅지를 베고 누우려 들면 아내는 귀이개를 가져온다. 아내의 손에 귀를 맡기고 아내의 무릎을 어루만지는 것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 성욕과는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스킨십이 얼마나 따뜻한 느낌인지. - p123

삶에서 견딜 수 없는 고통이란 없다. 다만 견딜 수 없는 순간만이 있을 뿐이다. - p217

의심이란 그런것이다. 행동을 의심하게 되고 행동에 꼬투리 잡을것이 없으면 의도를 의심하게 된다. 의도마저도 결백이 입증되면 그다음에는 무의식을 의심하게 된다. 무의식을 의심해서 어쩌겠다고? 뭘 어쩌기 위해 무의식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다. 의심의 메커니즘이 그런것이다 - p 226

어떠한 종류의 사랑이건 간에 사랑이란 그 자체로 아이러니다. 왜 을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너이고 네가 나였던 아주 짧은 시기가 지나가고 나면 사랑은 숨겨 놓았던 독을 사방에 풀어 놓는다. 그리하여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정작 사랑했던 사람들은 서로를 미워하게 된다. - p241

내공은 한쪽이 찌그러졌다.
어렸을 적부터 난 누르고 또 눌렀지만
내 공은 늘 한쪽만 둥글어지려 한다.
                                                    - 권터 그라스. 공은 둥글다.

누구나 조금씩 그러하듯이 내 삶도 어딘가는 찌러졌다. 아내의 두 번째 결혼은 내 삶을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커다랗게 찌그러뜨렸다. 새로 태어날 아이가 찌그러진 부분을 다시 동그랗게 만들어 줄수 있을지, 혹은 찌그러진 부분을 더 크게 찌그러뜨릴지, 그것도 아니면 이것저곳 마구 눌러 대서 도저히 공이라고 부를 수 없는 형체로 만들어 버릴지 알수 없는 일이다. 기대와 불안이 어지럽게 교차하는 날들이 빠르게 흘러갔다. - p261



'1.보다 > 1.3 파편적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퇴근길,출근길-  (0) 2010.01.17
노을공원  (0) 2009.11.28
고냥님  (0) 2009.11.17


여기에서 지적해야 할 점은, 내가 일본 만주군 출신인 박정희의 이념과 이상을 단순히 일제 어용 이데올로기의 '아류'나 '복제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푸코가 제시한 '계보'의 개념은 위계질서적인 의미의 '베끼기-재현'이 아니다. 푸코는 차후의 또다른 변형과 잠재적 재생 가능성을 보유한 '원형'의 독자적인 '화현'을 현실 변화의 주요 원칙으로 본다. 예를 들어서 전통시대의 오가작통과 일제시대의 애국반 이라는 계보를 지닌 북한의 인민반과 남한의 반상회의 다양한 변천을 보면 '아류'개념의 지나친 단순성을 절감할수 있다. -p.39

... 남에게 정신적인 가르침을 줄 수 있으려면 그 남과 일단 생각의 범위가 달라야 하고, 자신만의 독보적인 정신생활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성' 과 '개인주의'를 표어롤 내세우는 그들의 생각은 사실 놀랍게도 천편일률적이다. - p.59

...제도에 대한 불신 못지 않게 대인관계에서 드러나는 근원적인 경계의 자세가 나를 매우 놀라게 하였다. 대인관계에 대한 보편적인 전제는 "모든 사람이 타인과 관계하는 이유가 본인 이득의 극대화" 라는 '삼국지'를 생각하게 하는 '생활의 지혜'였다(동양 고전을 일반적으로 많이 망각한 한국에서, '삼국지'가 유독 인기가 많은 이유가 여기에도 있지 않을까) 따라서 소위 삼연이 닿지 않거나 특별한 '결속감 구축 의례'를 거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처음부터 무조건 남에 대해 친절하고 이타적인 자세를 갖추는 것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다. 오히려 중세 유럽 혼란기의 무장된 기사들이 초면 인사를 했던 것처럼, 상대방의 나이와 신분, 사회 관계망, 숨은 의도들을 조심스럽게 파악한 뒤에 이에 따라서 친절과 협조의 정도를 맞추는 것이 통례였던것 같다. 대(對) 사회, 대인관계의 근본 전제인 신뢰가 심하게 결여된 이러한 사회를 '위험사회(risk society)'라고 명명하는 학자도 있지만, '불신사회'가 더 적합하지 않나 싶다. - p.171

우리가 말로 표현하지 않는, 또는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에게 존재하지도 않는다. 반대로 일단 표현체계가 잡히면, 우리는 그 표현 대상물의 존재를 별로 의심하지 않는다. '민족사' 책이 서점과 학생들의 머리를 가득 채우고 나면, 불변하는 '민족'이 주체가 된 단선적인 '국사'의 존재를 의심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애석하게도 우리는 탈출할줄도 모르는 언어의 포로들이다. 그러나 조금이나마 일상 언어의 늪을 벗어나라면, 한 가지 아주 좋고 간단한 방법이 있다. 바로 무슨 일을 접하든 그 이면을 생각하는 것이다. 역사에서 이것은 양쪽의 고통을 아울러 생각해서 자기 고통으로 알라는 것을 의미한다... - p.218

--
박노자의 인터뷰 : http://blog.aladdin.co.kr/pop/3059722


평소 잘 안보는 section에서 책 4권 발견..
OTL..


오빠가 돌아왔다 - 김영하
당신들의 대한민국 1/2 - 박노자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1.보다 > 1.1 책. 그리고, 밑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들의 대한민국01 - 박노자  (0) 2009.12.31
세계의 끝 여자친구 - 김연수  (0) 2009.12.09
김수영 전집  (0) 2009.11.28


....

우리는 어리석다는 이유만으로도 당장 죽을수 있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이 삶에 감사해야만 한다. 그건 전적으로 우리가 사랑했던 나날들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이해되기만을 기다리며 어리석은 우리들을 견디고 오랜 세월을 버티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맞다, 좋고 좋고 좋기만 한 시절들도 결국에는 다 지나가게 돼 있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 나날들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우리가 노인이 될 때까지 살아야만 하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 모두가 일생에 단 한 번은 35미터에 달하는 신의 나무를 마주한 나무학자 완잔의 처지가 되어야만 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공룡과 함께 살았다는, 화석으로만 남은, 하지만 우리 눈앞에서 기적처럼 살아 숨쉬는 그 나무.

...

 

세계의 끝 여자친구 - 김연수

'1.보다 > 1.1 책. 그리고, 밑줄' 카테고리의 다른 글

09.12.09 공씨책방  (0) 2009.12.09
김수영 전집  (0) 2009.11.28
책 구입..  (3) 2009.11.24

'1.보다 > 1.3 파편적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초와 연말-  (0) 2010.01.02
고냥님  (0) 2009.11.17
땡이  (0) 2009.09.20

내 손으로, 내 머리로, 내 눈으로 읽기 위해.
여전한 하루키-
1q84 의 후반부를 읽는도중.
스푸트니크가 계속 겹쳐읽어지기에 또 구입...ㅠ
(같은책을 3권이나 사다니 .. 이젠 안줄테다! - ㅍ-)

+ Recent posts